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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詩가 만난 사람들
[시가만난사람들] 이희숙 고살풀이 전승보존회장, 명인협회 울산지회장, 대한민국장인
기사입력: 2015/11/26 [13:0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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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덕순 편집국장

“고를 묶고 고를 푸는 우리 인생, 고살풀이춤으로 풀어내겠다”

2013년 ‘명인’ 인증받고 올 해 7월 ‘대한민국장인’예술협회 인증받아

명인, 명장 두 타이틀 가진 예인 전국 2명 중 한 명

 

▲   이희숙 고살풀이 전승보존회장, 명인협회  울산지회장, 대한민국장인   ©UWNEWS

“고살풀이춤은 우리 민족의 한을 고(매듭)를 풀어냄으로써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과 죽은 영령을 위로하는 춤이기도 합니다”

고살풀이춤의 창안자인 이희숙 명인(56세)이 올 해 7월 ‘대한민국장인’예술협회에서 인증하는 장인으로 선정되었다.

“제가 상을 탐해서가 아니라 고살풀이춤이 우리나라의 전통 살풀이춤을 재해석해 새로운 위령문화로 널리 알리고 전승해가도록 하기 위해 장인협회의 인증을 받고 싶었습니다. 전라도 진도지방에 전래되어오는 고살풀이춤을 재해석해서 영령들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이 춤을 추게 된 것은 죽은 영령을 천도하는 아우내 장터에서 3.1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하는 천도제에서 자신도 모르게 어떤 힘에 끌려 고를 묶고 풀며 춤을 추고 있더군요. 신령의 세계였다고 봅니다.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고살풀이춤을 재해석하며 춤을 추었고 전통에서 다른 해법을 찾게 된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삶이 힘들고 기구했음을 밝히며 스스로 자신의 삶을 노래한 기록을 읽으며 노래로 들려준다.   

    

 

-고를 풀고 묶는 나의 삶-

                                              이 희 숙

 

돌이켜 보면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삶의 포기라는 문턱을 드나들었다.

칠삭둥이로 이 세상 빛으로 나왔으나

나약한 몸과 마음 탓으로 다복한 가정을 깨고

무(巫)병이라는 38세의 인생을 맞았다.

 

아무도 감싸주고 아픔을 치료해 주는 이 없어 차라리 이렇게 사느니...

객지에서의 고난과 생활고에 차라리 이렇게 사느니...

어깨를 다쳐 춤을 못 출거라는 그 말에 차라리 이렇게 사느니...

죽자는 귀로의 갈림에서 잡아준 것 역시 나에겐 춤이었다.

그리고 한을 풀어낸 것이 고살풀이 춤이다.

고풀이라는 맥을 찾아서

 

돌이켜 보면,

춤에서 고는 인생의 숙제였고

그 숙제를 풀기 위해 무병을 통해 춤꾼이 돼야하는 것이 숙명이었다.

우리 역사와 선조들의 애국정신을 기리지만, 그로 인해 간 영영들의 아픔은 누가 달래줄까?

총 맞아 간 사람들, 칼 맞아 간 사람들, 두들겨 맞아 죽어간 사람들.

과연 우리는 진정 열사들을 생각해 보았는가?

안타깝고 슬펐다. 그리고 난 마음으로 허공을 상대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고야 고야 맺힌 고야.

어느 고에 맺혔는교

부모 불효 맺혔는교

병환 고통 맺혔는교

지 명 못 살아 맺혔는교...

 

숙연하고 처연한 마음으로 고를 묶어서 춤을 추었다.

비록 내 몸은 무의 동작이었지만 난 무언가 큰 일을 해낸 것 같은 사명감이 생겼다.

고살풀이를 통해 내가 해야 할 임무가 있어서

그 세월들,

남들이 겪지 않는 삶 속에서 굽이굽이 부딪히고, 다치고, 힘들었나보다

그 또한 인생공부의 세월이었음을 이제야 깨닫고

나는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자기 삶의 괘도를 자신이 노래하며 춤을 추어왔기 때문에 스스로 시인이자 소리꾼 춤꾼이기도 하다.


그는 경기도 안양에서 37Kg 미숙아로 태어났으며 자랄 때도 신병에 시달리며 자랐지만 춤을 출 때만큼은 아픔을 잊을 수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38세에 찾아온 신내림, 그 후 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넘나들며 춤을 추던 중, 고살풀이춤을 창안하게 되었다고 한다.

▲  고살풀이 춤을 추고 있는 이희숙 명인    ©UWNEWS

인간문화제 권명화 선생께 사사받고 함께 활동하다 울산 언양에 정착해 14년 째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의 시에서 밝힌 것처럼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고난은 삶의 고통을 통해 인간사 생로병사를 이겨내고 죽은 영령들을 위로하는 고살풀이춤을 추는 일이 하늘로부터 받은 사명인 듯하여 기쁘게 춤을 춘다고 한다.

 

앞으로도 울산의 5명 명인들과 힘을 합쳐 예술발전의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명인과 장인 두 타이틀을 가진 사람은 2명밖에 없다고 하니 이 또한 울산의 자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명인으로, 또한 대한민국 장인으로 고살풀이춤을 전승보존하며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그는, 자신의 삶에서 인생의 꽃이라고 할 아들부부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   올 해 7월 '대한민국장인' 예술협회 인증을 받은 이희숙 명인  ©UW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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